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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제때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비포 더 플러드 (Before The Flood)> 2016, 다큐멘터리

  • 유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정책연구실)

<비포 더 플러드>는 UN 평화대사이자 환경운동가인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활동을 통해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이에 대처하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움직임을 조망하는 영화이자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기후위기로 인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직접적인 실체를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를 막는 방법 탐사를 포함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재난영화와 차이점을 보인다.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가 만든 현실과 마주하라

기후재난의 피해 양상은 자연재해의 형태와 같은 특성을 보이지만 명백한 인 재다. 그러나 누구나 느낄 만큼 기후가 변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인간의 삶은 복잡하기에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대면하지 못한다. 이 영화는 기후위기가 재밌는 재난영화를 보듯이 마음 편히 바라봐야 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그간 귀로만 듣던 기후위기의 실체를 마주하게 한 다. 인상적인 부분은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무엇 이 옳은 것인가’ 고민한다는 점이다. 인구의 1/3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인도에서 가격이 저렴한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같은 산업화 과정을 거친 우리 역시 이해하기 어렵지 않기때문이다. 선진국은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를 당장은 견딜 만큼 부유하지만, 지구상에는 기후변화의 직 격탄을 맞는 수많은 빈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침수된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생존을 건 전쟁을 겪을 것이며, 이는 결국 인류 전체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 탄소배출 저감에 뜻을 모으면서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말로만 외치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의 시작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영화는 도입부에서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 <쾌락의 정원>을 다룬다. <쾌락의 정원>은 세 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왼쪽 그림은 낙원의 모습을, 가 운데 그림은 죄를 짓는 인간의 모습을, 오른쪽 그림은 파괴된 낙원을 표현했 다.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가운데 그림을 ‘범람 전의 인류’라고 표현했다. 영화 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일맥상통한다. 우리는 파괴된 낙원이 도래하기 전에 인류를, 지구를 지켜내야 한다.

영화였다면 문제에서 벗어날 방법을 알아냈을 테지만,
영화가 아니기에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어 다만 다음 할 일을 결정할 뿐이다.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소비하고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당신들이 지구의 마지막 희망이다.

지구를 지키자.
그렇지 않으면 우리와 우리가 아끼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역사가 될 것이다.
우리는 제때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나레이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