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음식 없이 3주, 물 없이 3일, 공기 없이 단 3분.
우리는 하루 평균 약 11,356.2리터(3,000갤런) 이상의 공기를 호흡한다.
그런데 인체로 유입되는 공기에 다량의 유해물질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섞여있다면?
가깝게는 지구촌 인류의 건강을, 멀게는 미래사회의 존재까지 위협할 것이다.

대기오염에
짓눌린 지구촌

“추위가 물러난 자리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찾아왔습니다.
수도권의 초미세먼지가 종일 ‘나쁨’ 수준을 보이면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는데요.
내일은 오늘보다 대기 질이 더 나빠질 전망입니다.”

뉴스나 라디오를 시청하다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일기예보입니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굴뚝산업 정책을 추진해 온 대표적인 나라.
2022년 1월에서 11월 중국에서 생산된 석탄은 40억 9천만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9.7%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석탄은 화력발전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연소과정에서 여러 대기오염 물질을 유발합니다.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물질들

01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으로 구분됩니다. 초미세먼지(PM-2.5)는 직경이 2.5㎛이하인 먼지이며, 미세먼지(PM-10)는 직경이 10㎛이하인 먼지입니다. 미세먼지는 주로 산업시설, 자동차, 난방 및 에너지 사용 등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1차 배출되기도 하고, 황산염, 질산염과 같이 대기 중 반응에 의해 2차 생성되기도 합니다. 주요 구성성분은 이온성분(SO₄²⁺, NO₃²⁻, NH₄⁺), 탄소성분(유기탄소, 원소탄소), 금속화합물 등입니다. 미세먼지는 인류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식물의 잎 표면에 침적되어 신진대사를 방해하며, 건축물에 퇴적되어 부식을 일으킵니다.

02

오존(O₃)

오존(O₃)은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NOₓ)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자외선에 의한 촉매반응을 하여 생성되며, 무색 또는 청색, 무미, 해초냄새의 기체로 산화력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성층권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하여 생태계를 보호해지만 대류권에서는 오존에 대한 반복노출 시 폐에 피해를 줄 수 있는데, 가슴통증, 기침, 메스꺼움 등을 유발하고 소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존이 심해지면 기관지염, 심장질환, 폐기종, 천식의 악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또한 농작물과 식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잎이 말라 죽는 등 수확량이 감소되기도 합니다.

03

이산화질소(NO₂)

이산화질소(NO₂)는 반응성이 크며, 적갈색의 자극성 냄새가 있는 유독한 기체입니다(NO₂의 독성은 NO의 5~10배). 질소산화물(NOₓ: NO₂, N₂O, NO, N₂O₃ 등) 중에 대기오염에 가장 영향이 큰 물질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반응하여 오존(O₃)을 생성하는 전구물질(Precursor)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주요 배출원은 자동차와 발전소와 같은 고온 연소공정과 화학물질 제조공정 등에서 연소과정 또는 연소 후 NO의 산화로 생성되며, 토양 중의 세균에 의해 생성되기도 합니다. 고농도에 노출되거나 저농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 등에 자극을 주어 기침, 현기증, 두통, 구토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폐수종, 폐렴, 폐출혈, 혈압상승으로 의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식물에도 악영향을 끼치는데, 식물세포를 파괴하여 꽃식물의 잎에 갈색이나 흑갈색의 반점이 생기게 합니다.

04

일산화탄소(CO)

일산화탄소(CO)는 무색, 무취의 맹독성 기체로 주로 연료의 불완전 연소로 발생됩니다. 가장 중요한 일산화탄소 배출원은 주로 수송분야로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지역에서 고농도의 일산화탄소 오염이 많이 관측됩니다. 자동차 외에는 코크스 연료, 제련, 석유화학 등 화기를 취급하는 산업공정과 발전, 유기합성 공업 등이 주요 배출원입니다. 실내에서도 주방, 담배연기, 지역난방 등이 발생원이 되며 자연적으로는 산불 등이 있습니다. 일산화탄소는 체내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산소보다 210배 강한 결합력)을 카르복실헤모글로빈 (COHb)으로 변성시켜 혈액의 산소운반능력을 저하시킵니다. 이로 인해 뇌조직 및 신경계통에 주로 피해를 주어 운동신경, 근육마비, 사고능력 저하 등의 치명적인 피해를 가져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05

아황산가스(SO₂)

아황산가스(SO₂)는 물에 잘 녹는 무색의 자극성이 있는 불연성 가스로, 황 함유 연료(주로 석탄과 석유)의 연소, 금속 제련공정, 기타 산업공정 등에서 발생합니다. 아황산가스는 인체의 점막을 자극하며, 고농도를 흡입하면 콧물, 담, 기침 등이 나오고 호흡곤란을 초래합니다. 아황산가스 흡입을 통해 기관지염, 폐수종, 폐렴 등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죠. 아황산가스는 질소산화물(NOₓ)과 함께 산성비의 주요 원인물질로서 토양, 호수, 하천의 산성화에 영향을 미치며, 식물의 잎맥 손상, 성장저해 및 빌딩이나 기념물 등 각종 구조물의 부식을 촉진시키기도 합니다. 또, 아황산가스는 시정장애를 일으키는 미세먼지(PM-10)의 주요 원인물질이기도 합니다.

06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대기중으로 휘발되어 악취를 유발하고, 광화학반응에 의해 오존을 발생시키며, 2차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 되는 탄화수소화합물을 일컫습니다.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NOₓ)과 함께 광화학반응으로 오존 등 광화학산화제를 생성하여 광화학스모그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에틸렌, 스틸렌, 아세트알데히드 등을 통칭하기도 하는데, 이 중 벤젠과 같은 물질들은 발암성 물질로서 인체에 매우 유해합니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주로 석유화학 정유 도료 도장공장의 제조와 저장과정, 자동차 배기가스, 페인트나 접착제 등 건축자재, 주유소의 저장탱크 등에서 발생합니다.

07

황사

황사현상이란 상류기류에 실린 토사가 지상 4~5㎞ 상공까지 도달한 후 강한 고층 기류에 의해 먼 지역까지 확산되는 현상을 말합니다.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중국 내륙 건조지대 및 고비사막 등에서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일부 학자가 관측한 바에 따르면 황사현상이 있을 경우 먼지의 농도는 평상시에 비해 약 2~4배정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기관지와 폐포까지 도달하는 미세한 호흡성 먼지의 농도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황사기에 호흡기질환이 느는 것은 호흡성 먼지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황사에 중국, 몽골 등에서 발생된 모래먼지가 바람 등 기상조건에 따라 국내에 이동하여 1차적 직접 피해 및 황사에 포함된 오염물질에 의한 간접적 피해가 발생합니다.

08

중금속

중금속(重金屬)이란 용어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학자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에 따르면, 중금속은 주기율표에서 구리와 납 사이에 있는 원자 질량이 63.546 에서 200.590 사이이고, 비중이 4.5보다 큰 원소 집합을 말합니다. 중금속 중에서 잘 알려진 비스무트나 금을 제외하고는 모두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서 매월 측정하고 있는 중금속은 납(Pb), 카드뮴(Cd), 크롬(Cr), 구리(Cu), 망간(Mn), 철(Fe), 니켈(Ni), 비소(As), 베릴늄(Be), 알루미늄(Al), 칼슘(Ca), 마그네슘(Mg) 12개 항목이며, 현재 납에 대하여만 환경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발
미세먼지
주요 유입 경로

대륙고기압이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한 뒤 고기압
일부가 동진하면서 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

1

대륙고기압 남쪽 확장 또는 고기압 중심
남쪽 이동에 따라 중국 내륙 남하

2

배출이 많은 지역을 거쳐 농도 상승

3

고기압의 동진으로 서풍 경로
따라 국내 유입

1

남서풍 타고 베이징, 텐진, 허베이 등
거쳐 오염물질 만주로 이동

2

북서풍 타고 국내 유입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미세먼지,
대체 무엇인가?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마이크로 미터, 미터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함)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합니다. 이보다 크기가 더 작은, 직경 2.5㎛ 이하의 입자상 물질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르는데요. 머리카락의 지름이 50 ~ 70㎛인 점을 고려해볼 때, 미세먼지가 얼마나 작은 입자인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크기 비교

*PM(Partiiculate Matter)10: 지름 10㎛ (마이크로미터,1㎛=백만분의 1m) 이하의 먼지

미세먼지는 흙먼지, 바닷물에서 생기는 소금, 식물의 꽃가루 등으로 자연 발생하기도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나 공장의 배출가스, 자동차 매연 등을 통해 다량 배출됩니다. 즉, 현대사회의 문명이 발달하는 만큼 자연스레 미세먼지의 양도 늘어난 셈이죠.

미세먼지 발생원

미세먼지 1차 발생원
산불ㆍ쓰레기 등
불법 소각
건설현장
자동차 등
배기가스
도로ㆍ빈 집터
제철소ㆍ화력발전소
등 공장
미세먼지
미세먼지 2차 발생원

이미지를 좌우로 스크롤 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위협!
에어포칼립스

맑은 하늘을 뿌옇게 가리는 미세먼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직접적으로는 피부와 눈에 직접 닿아 물리적 자극을 유발합니다. 또 입자크기가 작아 호흡기를 통해 인체 세포 내로 침투해 여러 장기에 염증 반응(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을 유발하죠.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미세먼지보다 더 넓은 표면적을 갖기 때문에 보다 많은 유해물질들이 흡착될 수 있고, 크기가 작아 혈관으로 침투해 다른 인체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아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보다 건강에 더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미세먼지는 비단 우리나라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미세먼지는 일찍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지구촌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과거 무풍상태, 기온역전, 짙은 안개가 발생한 기상조건 하에서 를 태워서 발생한 「런던형 스모그」, 무풍상태, 정체성 고기압하의 기온역전과 해안성 안개가 존재하는 기상조건 하에서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해 발생한 「LA형 스모그」, 런던형 및 LA형 스모그의 복합적인 형태로 자동차 배기가스와 미세먼지가 안개와 결합하여 형성되는 우리나라의 「서울형 스모그」 등을 대표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스모그는 기상현상(무풍, 기온역전, 안개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와 연료사용에 의해 발생하는데요. 즉, 산업혁명 이후 지구촌 사회가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화와 도시화에 열을 올린 탓에 나타난 참혹스런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

석탄ㆍ석유ㆍ천연가스와 같이 고생물의 유해가 지하에 매장되어 생성된 자원들의 통칭. 화석에너지라고 부른다.

지구촌 미세먼지 ISSUE

과거 이슈

진행중인 이슈

1943
1943년 로스앤젤레스 스모그

로스앤젤레스(L.A)는 1900년대 초에 대도시로 형성되었으며 캘리포니아 남부의 사막 기후 지대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L.A에서 최초로 문제가 된 대기오염 물질은 먼지였습니다. 공장굴뚝과 쓰레기 소각로에서 나온 도시의 강화분진은 1940년 하루 100톤에서 1946년에는 거의 400톤으로 증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와 탄화수소가 대기 중에 농축되어 있다가 태양광선 중 자외선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산화력이 큰 옥시단트(Oxidant)를 2차적으로 발생시켰습니다.

결국 1943년, 로스앤젤레스는 희끄무레하면서도 황갈색을 띠는 안개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로스앤젤레스 스모그 현상입니다. 이 안개는 눈과 목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따가움을 느끼게 하고 심할 때는 눈병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켰으며, 삼림을 황폐화시키고 자동차 타이어 등 고무제품도 부식시켜 내구성을 떨어뜨렸습니다.

1952
1952년 런던 그레이트 스모그

1950년대 영국 런던의 대기오염은 주로 공장의 배기가스,빌딩이나 가정의 난방으로 인한 매연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여기에 짙게 깔려 있는 안개가 오염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당시 런던의 연료는 대개 석탄이었으며, 석탄과 미세먼지는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석탄을 연소하면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는 대기 중의 황과 질소 화합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과 결합하여 인체의 폐포까지 침투하기 때문입니다.

1952년 12월, 런던의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자 연료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매연 배출량도 증가하였습니다. 매연 속 미세먼지와 공기 중의 황산화물 함유량이 평소의 2배에 달하였고 이 유독물질들이 안개와 결합하여 스모그 현상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열흘 가까이 계속 되었고, 4,000 여명의 호흡기질환 환자가 사망하였습니다. 다음해 2월까지 만성 폐질환을 겪던 8,000여 명이 추가 사망하여 총 12,000 여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987
1987년 멕시코시티 조류 집단
폐사 사건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는 약 4,000m 높이의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도시입니다. 1960년대에 급속하게 산업화를 시작하면서 엄청난 인구유입이 이루어졌으며, 도시 내부에는 정유공장과 화력발전소를 비롯한 많은 공장이 설립되었습니다. 이 공장들은 1980년대에 이르러 중금속이 섞인 먼지를 하루 40톤까지 분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1987년 2월 멕시코시티 상공에서 수천 마리의 새가 떨어져 죽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죽은 새를 검사한 결과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납, 카드늄, 수은 등의 중금속이 검출되었습니다. 1992년에는 '대기오염 최악의 도시'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이러한 멕시코시티의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각성하고 다양한 환경 정책을 시행했으며, 이 노력은 2020년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30
1930년 벨기에 뮤즈 계곡 사건

벨기에 뮤즈 계곡은 100m정도의 완만한 언덕이 지붕이 덮여 있듯이 이어져 있는 분지입니다. 이곳엔 제철, 제강, 유리, 아연제련, 황산제조 등의 공장들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1930년 12월, 이 뮤즈 계곡에 닷새 동안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날이 이어졌고, 지상 80m의 높이에서 '기온 역전'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대기 중 기온은 일반적으로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약 0.6℃씩 낮아집니다. 그런데 거꾸로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기온역전’이라 합니다. 이로 인해 공장에서 발생된 각종 오염물질과 미세먼지가 안개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뮤즈 계곡에 갇히면서 높이 100m 폭 1km 길이 30km의 대형 스모그가 발생했습니다. 뮤즈 계곡에 살던 많은 주민 중 6천 여명은 폐 통증과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였으며, 그 중 63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1964
1964년 욧카이치 천식 사건

일본 미에현의 욧카이치 시는 1950년대 종합 석유 공업단지로 지정되면서 1956년 정유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석유화학 부분에서의 일본 경제성장을 이끌던 도시였습니다. 이곳에는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되어 있었고, 195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공단이 가동되었습니다. 공단의 가동 시간이 길어지고 강도도 높아지면서 주민들은 지독한 악취와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공단 쪽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기침과 천식, 만성기관지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이 주민들을 괴롭혔습니다.

결국 1964년 4월, 유황산화물과 석탄 연소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석유공장 및 발전소에서 사용된 콘크리트의 먼지 등이 안개에 섞여들며 3일 연속 스모그가 욧카이치를 내리덮었고, 호흡곤란과 폐질환으로 사망하는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합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후두염, 기관지염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이 확산되었고, 천식 환자가 집단 발병했습니다.

2020
2020년 세계에서 미세먼지가 세 번째로
높은 도시, 몽골의 울란바토르

몽골은 최근 10여 년간 고도의 산업화 및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대기오염 등의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저급 난방 연료를 때고 발전소와 공장에서 배출가스 저감 설비가 부족한데다 노후차량도 많아 미세먼지가 매우 심각합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경우 모든 생산시설과 기관, 물자가 집중되어 있어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아주 높습니다. 난방을 위해 사용하는 연료들과 차량의 매연,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계속되는 기후위기로 인한 풍속 약화로 2020년 세계에서 미세먼지가 세 번재로 높은 도시에 선정되었습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해 폐암과 천식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몽골 정부는 2010년대 후반부터 각종 대기오염 저감정책, 에너지정책 등을 통해 2050년까지 몽골의 대기질 향상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2021
2021년 네팔 수도 카트만두,
'대기 질 세계 최악의 도시'

2021년 1월 네팔 수도 카트만두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401㎍/㎥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카트만두가 오염에 시달리는 이유는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기준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도로나 파이프라인 등 정부의 인프라 사업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기를 악화시켰기 때문입니다. 특히 낡은 차량에 질 낮은 기름을 쓰면서 쏟아지는 오염물질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히말라야 산맥에 막혀 도시 안쪽에 쌓이고 있습니다.

아침과 저녁 시간에 대기 질 수준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다른 계절에 비해 겨울에는 미세먼지 상황이 매우 심각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네팔의 전국 학교들은 4일간의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또 네팔 정부는 국민들에게 실내에 머무르라고 권고하면서 건설과 쓰레기 소각 등을 자제하도록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2023
2023년 봄,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를
겪은 중국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 전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7%나 감소했지만, 2023년 베이징에서는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북부에서 강한 돌풍이 몰아치면서 엄청난 양의 황사가 유입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베이징 시내 미세먼지농도는 1,500㎍/㎥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하루 평균 45㎍/㎥의 30배를 훌쩍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이 정도면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을 쓰고 외출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생산차질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 내의 공장들이 대거 가동됐고, 2022년에는 중국의 석탄 소비량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의 절반을 넘기기도(53%) 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동차 등록대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도로 위의 배기가스까지 더해져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짙어졌습니다.

2018
2018년 '세계 최악 수준의 대기 질'로
꼽힌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는 국토면적이 남한의 약 1.5배 수준이지만 인구는 1억 6천만 명을 넘어섭니다. 이렇게 빽빽한 인구밀도로 인한 극심한 교통체증과 밀집된 공장들때문에 방글라데시는 2018년 초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도시 1위로 등극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정한 초미세먼지 검출 기준치는 15㎍/㎥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초미세먼지 농도 안전 기준은 연평균 5㎍/㎥ 이하지만 아흐마드 캄룻자만 마줌데르(Ahmad Kamruzzaman Majumder) 대기오염연구센터의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가 77㎍/㎥이나 검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만 2019년 한 해에 17만 5,000명가량 발생했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Dhaka) 가정의 주방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186㎍/㎥까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방글라데시의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재해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2022
2022년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
'대기 질 세계 최악의 도시'

차드는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국가입니다. 차드는 폐기물 소각과 관련된 별다른 규제가 없을뿐더러 전기 사용이 어려워 집 안에서도 숯, 나무 등을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내외로 수많은 유해물질이 방출되면서 사람들이 대기오염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입니다. 2021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가 '대기 질 세계 최악의 도시'를 기록한 것에 이어 2022년에는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가 '대기 질 세계 최악의 도시'로 꼽혔습니다. 2022년 은자메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89.7㎍/㎥로 2021년 대비 18% 증가했습니다. 특히 1월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년대비 75%가 증가하였으며, 3월에는 5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은자메나가 지리적으로 사하라 사막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사막에서 부는 바람에 모래와 먼지가 섞여드는 탓도 있습니다. 또한 채굴과 건설, 교통 등의 산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변 지역과 연결되는 국제 도로가 있어 차량 유입이 많아 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8
2018년 '최악의 미세먼지 국가', 인도

인도의 델리, 콜카타, 뭄바이, 첸나이 주요 4대 도시의 대기질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석탄화력발전소와 산업시설, 자동차 배기가스, 가정용 난방 및 취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대기오염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인도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폐암, 심장병, 뇌졸중,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여 167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사망자의 약 18%에 달합니다. 2020년 환경성과지표(Environment Performance Index, EPI)에 따르면, 인도의 대기질은 180개국 중 179위를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최악의 미세먼지로 인해 뉴델리 전역에 휴교령까지 선포한 바 있습니다.

미세먼지의
오늘과 내일

그럼 오늘날 지구촌 대기환경은 어떠할까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인 OECD 회원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추이를 통해 세계 대기환경 정세를 간단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010-2019 OECD 회원국 초미세먼지 농도

초미세먼지 농도(㎍/㎥)

OECD 국가들의 초미세먼지 농도 평균값은 2010년 15.7㎍/㎥에서 2019년 13.9㎍/㎥로, 10년 간 1.8㎍/㎥ 감소하였으며, 회원국 대부분의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전반적으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OECD 국가들 중 2010년 대비 2019년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 국가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칠레(21.9㎍/㎥ > 23.7㎍/㎥)와 일본(11.7㎍/㎥ > 13.6㎍/㎥)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2010년 대비 2019년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한 국가(22.9㎍/㎥ > 27.4㎍/㎥)로, OECD 평균의 두 배를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 회원국 초미세먼지 농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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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9 OECD 회원국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
Energy & Data <1990-2019 OECD 회원국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 변화> 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기

앞서 살펴본 그래프에서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 평균 42.5㎍/㎥ 보다는 낮으나 OECD 평균인 13.95㎍/㎥과 비교할 경우, 2배 정도 높은 수준을 보입니다. 이는 중국에서 상당량의 미세먼지가 넘어오는 것도 있지만 국내 역시 화석연료 사용이 여전히 높기 때문인데요.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국내 석유제품 제품별 소비현황에 따르면, 국내 석유제품 전체 소비량은 10년 전인 2011년(801,644) 대비 약 17%(현재 기준, 2021년 938,170) 늘었으며,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서 제공하는 전력지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총 전력발전량 중 화력발전이 여전히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22.9㎍/㎥ > 27.4㎍/㎥)는 외부 환경적 요인과 국내 산업구조적 요인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라고 볼 수 있죠.

국내 석유제품 전체 소비량 현황

* 자료 : 한국석유공사 「국내 석유제품 제품별 소비현황」, 2022

국내 총 전력발전량

수력(Gwh) 자가용(Gwh) 원자력(Gwh) 화력(Gwh) 450,000 400,000 350,000 300,000 250,000 200,000 150,000 100,000 50,000 0

* 자료 : EPSIS 전력통계정보시스템 「전력지표」, 2021

단위: GWh

우리나라의 사례처럼 미세먼지 농도는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주로 인구가 밀집돼 있거나 혹은 산업발전이 꾸준히 이뤄지는 국가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개발도상국들의 사정을 살펴보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데요. 세계적 대기오염 연구기관 IQAir가 발표한 「2022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의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 초미세먼지 농도(PM2.5) TOP 5 국가

방글라데시 바레인 파키스탄 이라크 차드 100 90 80 70 60 50 40 30 20 10 0
단위: μg/m³

순위별로는 아프리카의 차드가 1위에 올랐고, 이라크와 파키스탄이 2,3위에 올랐으며 바리엔과 방글라데시가 4,5위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 나라들은 모두 매연을 내뿜는 노후차량이 여전히 도로 위를 달리고, 일상생활에서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며 추수 잔여물이나 각종 폐기물을 소각하여 처리하는 공통점을 보였습니다. 대기오염 저감장치가 없는 발전소와 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반면 관련 규제나 정책도 부족한 실정. 뿐만 아니라 세 국가는 남아시아 일대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중국처럼 한 나라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까지 퍼지며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시카고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남아시아 지역의 대기오염 수준이 현재와 같이 유지된다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기대수명이 5년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는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대수명 감소 영향(2.5년)보다도 무려 2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사회를 괴롭히는 대기오염 물질 「미세먼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더욱 짙어진 미세먼지는 여전히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남아아시아 국가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대기환경은 지구촌이 함께 공유하는 자원이기에, 미세먼지는 어느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인의 문제로 인식하고 국제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해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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