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5℃인가?

  • 안지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정책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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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억제를 위해 남은 온도는 0.5℃입니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고요? 얼마 전까지 2℃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왜 지금은 1.5℃로 바뀐 거죠? 지금보다 1.5℃ 이내로 억제하면 되는 건가요? 언제까지 1.5℃ 이하로 억제해야 하는 거죠?

정확히 말씀드리면, “2100년까지 지구 표면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즉 19세기 후반과 비교했을 때 1.5℃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지구 표면 평균 온도는 인류가 이를 본격적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1880년도부터 계속 상승하여 평균 14℃에서 1℃ 정도 오른 1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5℃ 억제를 위해 남은 온도는 0.5℃입니다.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1.5℃ 상승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닙니다. 이미 상승한 1℃의 영향만으로도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이러한 결과들은 특히 빈곤층에게 더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 제한 목표는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1977

2℃ 목표의 시초는 1977년 미국 예일대학교 William Nordhaus의 연구 <Economic Growth And Climate: The Carbon Dioxide Problem> 에서 기원합니다. 본 연구는 인류 활동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억제되지 않을 경우, 지난 10만 년 동안 관측한 지구 온도 패턴을 벗어나게 될 것이며 이후 어떠한 억제도 하지 않는다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4℃ 상승 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1988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설립 (IPCC)

1992

유엔 기후변화 협약 채택 (UNFCCC)

1996

1996년 유럽연합이사회는 EU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550ppm 미만으로 유지하고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기후변화 정책 목표를 제시하였습니다.

1997

지구 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첫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 채택

1997년 12월 1996년 EU 환경위원회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

2007

IPCC 제4차 보고서 발표 후 국제적 공감대 형성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자문기구인 IPCC가 2007년 발표한 제4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AR4)에서 제시한 대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표치를 제시

2009

코펜하겐 협정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 목표를 처음으로 논의

2009년 12월 코펜하겐 합의 주요 내용
“…strengthening the long-term global goal (2℃) on the basis of the best available scientific knowledge, including in relation to a global average temperature of 1.5℃…”

2010

칸쿤 협정에서 공식적으로 2℃ 목표를 채택

2015

파리에서 열린 제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UNFCCC)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채택한 기후협약은 당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체결되었습니다.

기후변화협약은 매년 개최했는데, 파리협정을 유달리 많이 언급하는 이유가 있나요?

파리협정은 모두가 참여하는 포괄적 체제를 통해
선진국, 개발도상국 구분 없이 195개 당사국의 참여를 이끌어 냈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95.7%를 포괄하게 되었습니다.
파리협정 이전의 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는
의무를 부담하는 부속서 1국가(선진국)와 감축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비부속서 1국가(개발도상국)를 명시적으로 구분하였으나, 파리협정에서는 모든 당사국이 감축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만 집중한 교토의정서와는 달리,
파리협정은 감축뿐만이 아닌 적응, 재원, 기술이전, 투명성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였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습니다.

파리협정 제2조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 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해야 하고 1.5℃ 이내로 제한하도록 노력한다"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이후,
기후 체계에 위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준으로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지구 평균 온도 2℃ 이내 제한’으로 합의된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년마다 주기적으로 국제사회 차원에서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차기 목표는 이전 목표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진전원칙을 적용하고 있으며,
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규정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닌 목표 제출과 관련 절차에 국제법적 구속력을 부과하였습니다.

2018

대한민국(송도)에서 열린 제48차 IPCC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Global Warming Of 1.5℃ Special Report)’를 전원합의로 최종 승인하고 발간하였습니다. 6,000여 건에 달하는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온난화의 정도와 앞으로의 전망, 생태계 및 인류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여 지구온도가 2℃ 상승했을 때와 1.5℃ 상승했을 때는 그 위험에 있어 큰 차이를 가져옴을 설명하였습니다. 해수면 상승폭, 북극 해빙 소멸, 산호 소멸, 물 부족 등을 분석 결과로 제시하며 그 영향에 있어 1.5℃ 제한 목표의 당위성을 강조한 겁니다.

1.5℃와 2℃ 상승의 경우 모두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거주 지역 대부분에서 극한의 고온 현상이 발생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호우 및 가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구온난화 1.5℃와 2.0℃ 주요 영향 비교
지구온난화 1.5℃와 2.0℃ 주요 영향 비교
구분 1.5℃ 2.0℃ 비고
고유 생태계 및 인간계 높은 위험 매우 높은 위험
중위도 폭염일 온도
고위도 극한일 온도
산호 소멸
3℃상승
4.5℃ 상승
70~90%
4℃ 상승
6℃ 상승
99% 이상
육상생태계 중간 위험 높은 위험
서식지 절반 이상이 감소될 비율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전환되는 면적
곤충 6%, 식물 8%, 척추동물 4%
6.5%
곤충 18%, 식물 16%, 척추동물 8%
13.0%
2℃에서 두 배
2℃에서 두 배
대규모 특이 현상 중간 위험 중간-높은 위험
해수면 상승 0.26 - 0.77m 0.30 - 0.93m 약 10cm 차이. 인구 천만 명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남
북극 해빙 완전 소멸 빈도 100년에 한 번(복원 가능) 10년에 한 번(복원 어려움) 1.5℃ 초과 시 남극 해빙 및 그린란드 빙상 손실
이 외, 극한기상, 해양산성화, 생물다양성, 보건, 곡물 수확량, 어획량, 경제성장 등에 관련된 위험(리스크) 모두 1.5℃보다 2℃ 온난화에서 높음(수치적으로는 제시되어있지 않음) 출처 : "Special Report on Global Warming of 1.5 - Summary for Policymakers" (2018, IPCC)

2℃ 온난화의 경우는 아주 심각해집니다. 1.5℃ 온난화에 비해 2100년까지 해수면이 10cm 더 상승함에 따라 남극 해빙 및 그린란드 등의 빙하 소멸이 진행되고, 해양생태계·연안자원·어업의 피해 역시 증가할 것이며, 이로 인해 건강, 생계, 식량과 물 공급, 국가 안보 및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거주불능 상태의 지구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제는 1.5℃...

1.5℃ 억제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CO2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하여 순배출량 0을 달성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