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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주인입니까?
<프라미스드 랜드 (Promised Land)>, 2013, 영화

  • 유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정책연구실)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 기업 ‘글로벌’의 최연소 부사장인 스티브(맷 데이먼).
그는 천연가스 매장지역인 맥킨리에 파견되어, 마을 주민들을 설득해 땅을 팔게 하는 업무를 맡았다.
협상에는 타고난 실력을 갖춘 그였기에 어렵지 않게 주민들의 동의를 얻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에게 닥친 현실은 달랐다.
과학교사 프랭크, 환경운동가 더스틴과 마찰을 겪으며
천연가스 채굴이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영화 프라미스드 랜드 포스터

스티브는 어릴 적, 고향 마을이 개발을 반대해 경제난으로 무너지는 것을 직접 겪으며 성장했다.
그래서 거대 자본을 유치해 시골 마을에 부를 가져오는 게 행복해지는 길임을, 그는 신념으로 여기며 살게 되었다. 천연가스 채굴회사인 글로벌의 컨설턴트로 일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는 동료인 수와 함께 맥킨리에서 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이 사업은 회사의 업무이기도 하지만, 스티브에게는 자신의 신념을 따를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천연가스는 석탄과 석유를 대체 할 수 있는 무공해 자원일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토지 보상을 받아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었다. 그는 사업 추진이 주민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주민 중 상당수가 그와 생각이 같았다.

하지만 토지 보상 설명회에서 사업 추진에 대한 찬반 토론 중에 천연 가스 추출 방식의 부작용으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다 는 주장이 제기된다. 스티브는 이 주장에 반박할 수 없음을 깨닫고, 차츰 주민들의 삶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영화는 천연가스로 에너지를 전환하려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는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맞물린다. 우리도 지금 재생에너지로 에너지를 전환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은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석탄, 석유 사용을 줄이는 것은 환경에 이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환경파괴가 발생한다면, 개발을 무조건 찬성할 수 있을까? 반대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막고자 더 이상 개발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에너지 수요를 줄이는 동시에 지금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영화는 맥킨리 마을 주민들의 찬반 토론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들의 첨예한 논쟁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이유는, 개발을 찬성하는 주민들의 입장도,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민들 그 누구에게도 ‘당신의 의견은 완전히 틀렸다’라고 말할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천연가스 개발에 대한 주민 투표 현장의 모습이다.주민들은 찬성과 반대 중 어느 쪽에 더 많은 표를 던졌을까. 영화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아주 첨예한 갈등을 빚는 환경과 개발 문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인류가 앞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 땅에 사는 한 사람으로서, 언젠가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도우리의 삶을 영위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프라미스드 랜드>의 묘미는 환경과 개발에 대해 다양한 논점을 던진다는 데에 있다.
맥킨리 마을 주민들의 상황이 우리에게 닥친 일이라면,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이를 고민해보는 것은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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