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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를 담아내는
새로운 시선들

  • 슬로먼트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다루는 매스컴의 목소리 또한 우리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다양한 장르 속에 녹아든 기후위기의 목소리 또한 들어야 한다. 현실을 명확히 바라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내일을 바르게 바꿔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다큐멘터리, 소설 등을 통해 기후위기를 담아내는 새로운 시선들을 소개한다.

1. DON'T Look UP

  • 영화
  • 감독 아담 맥케이
  • 130분
  • 2021

대형 재난을 소재로 삼는 재난영화를 보면, 재앙의 종류는 저마다 달라도 그 끝은 비슷한 경우가 많다. 난제를 해결할 영웅이 나타나, 희생을 감수하고 인류의 삶을 지켜낸다. 하지만 은 이 보편적 기조를 따르지 않는다. 영웅도 없고 반전도 없다. 케이트 디비아스키는 천문학과 대학원생이다. 평소처럼 행성을 살피던 어느 날,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은 즉시 이 상황을 국가에 알리지만, 정부는 정치적으로 이용할 뿐이다. 혜성과 지구의 충돌이 예정된 날짜가 가까워지자 육안으로도 혜성이 관찰되는데, 그것을 올려보라는 사람들과 올려보지 말라는 사람들로 나뉜다.

영화 속 사람들의 모습은 현실의 우리와 다르지 않다. 여전히 과학적 데이터를 눈앞에 두고도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보다는 외면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는 어쩌면 이런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정과 외면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발 현실을 직시해라.’

2. 데이비드 애튼버러 :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 다큐멘터리
  • 감독 알래스테어 포더길, 조니 휴스, 키스 숄리
  • 83분
  • 2020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를 보여주며 영상이 시작된다. 1986년 4월 26일, 이곳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로 사람이 살 수 없는 도시가 됐다. 이 사고는 엄청난 환경 재앙을 초래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말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일회성 사고일 뿐, 이 시대의 진정한 비극은 매일매일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물 다양성 감소라고. 다큐멘터리의 해설을 맡은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환경보호론자다. 여러 다큐멘터리의 해설과 제작을 맡은 방송인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11세, 28세, 34세, 52세, 71세, 94세)과 함께 해당 연도의 지구 상태를 수치화하여 보여준다. 더불어 자연환경이 무너지는 모습, 생물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담아낸다.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자신이 다큐멘터리 해설자이자 제작자로 활동하면서 목도한 지구환경의 변화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그의 인생 안에는 인류 문명의 황금기와 위기가 모두 녹아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나의 증언인 동시에 미래를 위한 나의 제언이다.”

3. 지구 끝의 온실

  • 소설
  • 저자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 2021

기후변화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잔인하게도, 인류로 인해 문명이 쇠락의 길을 걷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불안과 혼란을 감내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야 한다.

이 책 속 인류는 자가증식 하는 먼지인 ‘더스트’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다. 일부 사람들은 내성이 있어 살아남아, 안전지대인 ‘돔시티’ 안에 들어가 산다. 돔시티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프롬 빌리지’에 모여 산다. 그러던 중 폐허 도시 해월에서 덩굴식물인 모스바나의 존재를 발견하고, 모스바나가 더스트의 종식과 문명 재건을 이루는 핵심 역할을 한다. 『지구 끝의 온실』은 기후변화를 담은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문명의 멸망’을 이야기하게 된 인류가 앞으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끈끈한 연대로 지금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4.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 우리 일상을 바꾸려면 기후변화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

  • 교양과학
  • 저자 리베카 헌틀리
  • 양철북
  • 2022

지금도 여전히, 매스컴에서는 기후변화를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를 내놓는다. 하지만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기후변화를 제대로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건 아닐까? 저자인 호주의 사회과학자이자 작가 리베카 헌틀리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지식인으로서 알아야 할 교양이자 지켜야 하는 당위 문제로 인식했다. 그러던 어느 날, 10대 아이들이 기후 시위를 하는 모습을 뉴스 채널에서 본 후, 그 인식은 완전히 깨졌다. 아이들이 들고 있는 팻말 속의 말은 다름 아닌 기성세대인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는 말한다. 자신을 바꾼 것은 기후학자나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에서 발표한 보고서가 아니라 10대 아이들이 전한 ‘감정적이고 직관적인 메시지’였다고. 저자는 사람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미온적인 이유를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적 증거가 아니라 ‘심경 변화를 일으킬 계기’라고 말하며,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